[베이비뉴스] 훈육(訓育), 처벌을 넘어 사랑의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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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천센터 작성일25-12-29 17:06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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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이상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부모들의 현실을 마주했다. 수많은 부모님이 '알면서도 안 되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지만, 사실 이것은 낡은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이 교체되는 시기에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장통이다. 이제 이 혼란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훈육의 '방법(How)'을 고민하기에 앞서, 훈육의 '정의(Definition)'를 다시 세워야 한다.
◇ '혼내는 것'에서 '가르치는 것'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처음 부모가 되어 '훈육'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혼난다", "벌을 준다", "무서움"과 같은 처벌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는 훈육을 단순히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는 통제의 수단으로만 국한해서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육아의 경험이 깊어지고 고뇌의 시간을 거치며, 많은 부모님은 훈육의 의미를 스스로 재정립해 나간다.
훈육은 야단치는 행위가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며, "자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과정"이자 "부모로부터 처음 받는 교육"이라는 깊은 통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훈육의 패러다임을 '과거의 처벌'에서 '미래지향적 교육'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첫걸음이 된다.
◇ 올바름을 향한 인도, 그리고 사랑
부모들이 그토록 힘겨운 훈육의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자녀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부모로서 올바른 길을 인도해 준다고 생각하는 게 훈육"이라는 한 부모의 말처럼, 훈육의 방향성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올바름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부모의 감정적 분출이나 학대와 같은 부정적인 행위는 결코 훈육이라 부를 수 없으며, 단지 부모의 그릇된 행동일 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 훈육의 궁극적 목적: 자주성(Autonomy)과 사랑(Love)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훈육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부모들의 목소리를 통해 두 가지 핵심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주성 함양'이다. 훈육의 목표는 단순히 눈앞의 말썽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아이가 부모 없이도 혼자 살아갈 수 있게 독립시키는 것"에 있다. 아이가 부모의 통제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 즉 자율성과 자주성을 길러주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훈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둘째는 '사랑의 실천'이다. 시대가 변하고 훈육의 트렌드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훈육을 한다"는 부모의 마음이다. 이 사랑이 있기에 훈육은 단순한 기술이나 통제를 넘어, 자녀의 성장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다시 써야 할 훈육의 진정한 의미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아닌, ‘자녀의 자주적 성장을 목표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사랑의 교육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끝없는 방법론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부모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든든한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이 글은 필자(김선희)의 논문 ‘영유아 부모의 자녀 훈육 경험 및 인식’(유아교육학논집, 2025)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선희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와 강의를 이어오고 있는 연구자다. 아이와 부모, 교사를 직접 만나며 쌓아온 현장 경험을 토대로 박사과정에서는 아동권리와 부모의 양육태도를 연구했다. 그는 아이를 ‘잘 키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현재 영남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예비교사를 지도하며, 연구교수로서 강의를 맡아 교육의 이론이 가정과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될 수 있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김선희의 훈육 인사이트]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부모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갈등을 학문적 근거를 통해 차분히 풀어낸다. 교육 현장의 시선과 연구자의 사유를 함께 담아, 아이의 삶을 길게 바라보는 양육의 관점을 독자와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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